정신없던 새벽을 보내고 강원도에서의 둘째 날, 새벽에 그렇게 난리를 쳐놓고 아무렇지도 않은지 제일 먼저 기상한 아이와 비몽사몽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일어난 남편과 나. 올 때 챙겨왔던 간식으로 가볍게 요깃거리를 하고 짐을 챙겨 퇴실했다. 그렇게 시작된 겨울 강원도 여행 이튿날.

강릉 옹막 회산점은 없습니다. 안목점으로 가세요.(진지)
오늘은 첫 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강원도 온 김에 옹심이를 먹기로 했다. 찾아보니 제일 많이 보이는 곳이 ‘강릉 옹막’ 이란 가게였는데, 본점인 강릉점은 골목이라서 주차가 힘들다고 한다. 여기저기 후기를 보니 회산점으로 가면 여유롭게 주차할 수 있다고 해서 숙소에서 거리는 강릉점이 가까웠지만 회산점을 가기로 했다.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보려고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는데,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또 차 네비에는 나오는 게 아닌가? 음… 이상했지만 어쨌든 네비를 찍고 20분 정도 달려서 회산점으로 보이는 건물에 도착. 앞 마당에 널찍한 주차장이 있었다. 차가 한 대 도없어서 ‘우리가 좀 일찍 왔나?’ 하고 들어갔다. 뭘 시켜야 하나 메뉴판을 올려다봤는데 거기에는 막국수도, 옹심이도 없었다. 아예 다른 메뉴들이었다.
“사장님, 여기가 옹막 회산점 아니에요?”
“아, 아니에요. 회산점 사장님이 안목점으로 가셨어요.”
아… 😭
그래서 다시 안목점을 가야 하나 했는데, 안목은 강릉점을 지나쳐 더 가야 했기에 그냥 골목 주차를 감안하고 옹막 본점으로 가기로 했다.
다시 왔던 길을 달려 12시가 조금 안됐을 무렵, 본점에 도착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던 건지 가게 앞에 얼마 없는 주차 자리에 자리가 있었다. 테이블도 두 개가 남아있어서 대기도 없이 착석을 할 수 있었다.
- ✅ 강릉 옹막 본점 주차 : 가게 앞에 3~4대 정도 주차 가능하다고 함
- ✅ 아기의자 있음.
- ✅ 매장 내부공간과 테이블이 크지 않아서 여유로운 식사를 원한다면 안목점이 나을 듯.
- ✅ 식전 보리밥은 메인메뉴 개수에 맞춰서 나옴. 리필 안됨.
오빠는 어제저녁을 먹으면서 먹었던 술 때문인지, 시원한게 먹고싶다며 물 막국수를 시켰고 나는 물론 옹심이! 그리고 아이와 같이 먹으려고 수육과 만두 2개가 같이 나오는 2인 세트를 사이드로 시켰다. 식전 보리밥 두 개가 나왔는데 직원분이 센스 있게 하나는 아이와 같이 드실 거냐면서 고추장을 빼고 주셨다. 맨밥을 좋아하는 아이는 다행히 보리밥도 잘 먹었다. 남편은 거의 흡입했고요. 나중 말이지만, 얼갈이김치에 비벼 먹는 보리밥이 제일 맛있었다고 했다.😁
옹심이를 처음 먹어봐서 그런가 정확한 비교는 안되지만 어쨌든 내 입맛에는 아주 잘 맞았다! 멸치육수 베이스의 시원한 국물과 쫀득 포실한 옹심이의 조화란…. 옹심이 부스러기(?)들이 가라앉아 걸쭉해진 남은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아주 만족스러웠던 점심 식사를 마치고 이제 커피를 한잔하러 가기로 했다.
순두부로 커피를 만드는 곳이 있대요
커피의 도시인 강릉을 방문하기 전에 예습으로 찾아봤던 강릉 카페 맛집 영상 중에 이런 게 있었다. 순두부 베이스의 커피라니? 여러 카페가 있었지만 그 맛이 너무너무 궁금해서 꼭 가보고 싶었던 카페 그리우니!
- ✅ 그리우니 주차 : 카페 앞 주차공간 있지만 자리 협소.
- ✅ 아기의자는 없고 좌식자리 있음.
그리우니는 고즈넉한 한옥 감성의 카페다. 아름다운 곡선의 기와지붕과 그 아래 나무 창살들은 왜인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느낌이다. 입구를 들어오자마자 있는 건물에서 주문을 하고 진동벨을 받아서 뒤쪽 본관(?)으로 가면 된다. 우리는 순두부 커피(6,000₩)와 아이스 아메리카노(5,000₩) 그리고 단호박 케이크(8,800₩)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다.
실내 인테리어도 참 예쁘고 좋았지만 한옥인 만큼 바깥 툇마루 자리를 날이 추워서 이용할 수 없는 게 너무 아쉬웠다. 선선한 바람이 불 때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다렸던 순두부 커피의 맛은..?!
와… 나의 좁은 표현력으로 뭐라고 제대로 설명을 못하겠지만, 너무 맛있었다😍. 예전에 스타벅스에서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를 처음 먹고 느꼈던 충격(!!)을 여기서도 느꼈다. (맛이 비슷하다는 게 아닙니다🙅♀️) 엄청 고소하고 부드러우면서 적당히 달큰한 맛이 느껴 지는게 조화가 정말 좋았다. 무슨 해괴한 메뉴를 먹으러 간다며 비웃었던 남편도 한 모금 마셔보더니 왜 이렇게 맛있냐며 실소를 터트렸다. 정말이지 한 세잔 정도 시켜서 벌컥벌컥 마시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간신히 참고 카페를 나왔다. 여기는 이제 나의 강원도 여행에 빠질 수 없는 루트가 될 것 같다!
키즈카페 대신 아르떼 뮤지엄!
이제 숙소 가기 전까지 뭘 하면서 시간을 떼울까 하다가 그리우니 바로 옆에 아르떼 뮤지엄이 있는 것을 알았다. 요새 미디어 전시 같은 게 많던데 마침 한 번도 관람해 본 적이 없어서 아르떼 뮤지엄을 가기로 결정! 네이버로 표를 바로 예매하고 당일 사용이 가능하다. 2025년 1월 기준 요금은 다음과 같다.
구분 | 연령 기준 | 입장권 | 패키지 요금 |
성인 | 1962년 ~ 2006년생 | 19,000원 | 22,000원 |
청소년 | 2007년 ~ 2012년생 | 15,000원 | 18,000원 |
어린이 | 2013년 ~ 2018년생 | 12,000원 | 15,000원 |
아동 | 2019년 ~ 2021년생 | 10,000원 | 13,000원 |
경로 | 1961년 이전 출생 | 10,000원 | 13,000원 |
장애인,유공자,군인 | 해당자 | 10,000원 | 13,000원 |
유아 | 2022년 이후 출생 | 무료 |
- ✅ 패키지 요금은 전시관 내 ARTE CAFE 이용권을 포함한 금액.
- ✅ 강릉 시민은 각 요금에서 50% 할인.
- ✅ 할인 대상자는 관련 증빙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 ✅ 수유실 있음.
우리는 이미 표를 예약하고 왔으므로 대기 없이 바로 무인 발권기에서 표를 발권해서 입장했다. 천막을 걷어내고 전시관 안으로 입장하자 완전 다른 공간이 펼쳐졌다. 각 구역마다 틀어진 영상과 사운드는 마치 다른 세상이 펼쳐진 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다. 아이도 반짝이는 공간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신나게 구경했다. 단체로 오신 분들도 있었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도 많이 보였다. 워낙 눈이 즐거운 전시인데다 바닥에 앉아서 쉴 수도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들과 함께 오기도 좋은 것 같다. 끝내는 집중력이 다 해버리신 아이 덕분에 서둘러 나오느라 여유있게 끝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의 겨울 강원도 여행 마지막 숙소 영진우리집
강원도 여행 마지막 날의 숙소는 영진해변의 영진우리집 이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큰 기쁨을 주었던 마지막 숙소는 따로 포스팅 해보았다.
숙소에서 골목을 나가면 바로 영진해변인데, 앞에 카페와 식당이 쭉 늘어서 있다. 편하게 나가서 먹을까 했지만 예쁜 숙소가 너무 아까워서 오늘도 포장해와서 숙소에서 저녁을 먹었다. 남편과 나는 물회로 대미를 장식하고, 아이는 돈까스를 시켜주었다.
물회는 펜션 바로 근처의 ‘영진 횟집’ 에서 포장해왔다. 미역국과 소면을 같이 주시는데, 나는 물회에는 무조건 밥🍚파라서 혹시 밥은 안주시냐고 물어봤더니 하나 넣어주셨다😁. 새콤달콤 국물에서 고소한 참기름향이 진동하는데 다시봐도 침이 고인다.
아이에게 사준 돈까스는 ‘영진돈’ 에서 포장해왔다. 이미 근처에서 돈까스 맛집으로 유명한듯 했다. 다른 메뉴는 다 나갔고 먹물안심만 남았다고 해서 그걸로 포장해왔다.
아이는 피곤해서 입맛이 없었는지 세 조각 정도 먹고 말았다. 나머지는 물회도 먹은 엄마가 다 먹었다는 것은 안비밀….
부른배를 두드리며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번에는 같이 오지못한 둘째와 다음에 네 가족이서 떠날 여행이 기다려진다.